동네 뜨자 임대료도 껑충 “사람들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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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동네 뜨자 임대료도 껑충 “사람들 떠난다” 자본의 침투 막고 문화·예술이 숨쉬는 매력있는 곳으로 남겨야

기사입력2015-07-27 19:35

손채윤 기자 (yunic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의 골목골목이 요즘 새로운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아 장사가 잘 될 것이라는 대로변이 아니라 뒷길이나 주택가들이 모여 있는 안쪽 길들이다. 거대하진 않았지만, 조금 지나 하나둘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외 관광객들과 쇼핑객들이 부쩍 늘어난 핫플레이스로 떴다.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이태원 경리단길 그리고 북촌과 서촌이 대표적이다. 이 골목길들은 몇해 전부터 예술가들이 작업실을 차리거나 혹은 상인들이 아기자기한 공간들을 만들어 내면서 자연스럽게 상권이 만들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아 모여든 한적한 곳이었다.

우사단길<사진=서울시>

하지만 ‘좀 뜬다’ 싶을 때 대형업체와 자본이 이곳을 그냥 놔둘리 없다. 임대료가 조금 더 싸고 조용한 곳을 찾아 정착해 가던 원주민들은 임대료가 폭등하면서 다시 외곽으로 밀려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처럼 상권이 뜨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거주하던 세입자들은 결국 임대료를 감당 못해 떠나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이다. 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져 한적함이 좋았던 골목길에 예술가들이 들어오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어김없이 자본이 들어와 쇼핑과 패션의 거리로 각광을 받게된다. 이러한 관심이 싫거나 또는 인상된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인근에 있는 더 한적한 뒷길을 찾아 만들어 진 곳이 세로수길이다.(세로수길 인기도 이미 2~3년전의 일로 지금은 그곳의 임대료를 감당못해 떠나고 있다는 게 주변 상인들의 전언이다)

최근에는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건물주와 세입자들이 만나 임대료 인상을 자제하자는 협약도 맺는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한 움직임이 서울 곳곳의 명소들을 자본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매력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