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아니라 직업인데 가맹점 10년만 하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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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계약 아니라 직업인데 가맹점 10년만 하라니요 가맹점주, 가맹본사와 협회 모두 ‘갱신요구권 10년 제한’ 없애야

기사입력2019-05-02 17:33

정종열 객원 기자 (ppibi80@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길프랜차이즈연구원 정종열 대표

프랜차이즈 치킨업종을 중심으로, 10년 넘게 장사해 온 가맹점주들에게 가맹본부가 가맹계약 갱신을 거절, 영업을 못하게 하면서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는 가맹계약 지속을 요구할 수 있는 갱신요구권을 10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가맹사업법에 기인한다.

갱신요구권은 10년간 행사할 수 있도록 2008년 도입된 이후, 10년이 넘어서자 최근 가맹사업 영역에서 악용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가맹점주 단체를 구성하고 활동하거나 본사의 부당한 요구에 거부하면, 보복조치 성격으로 단순히 ‘회사방침’ ‘경영철학’ 등을 이유로 내세워 가맹계약 갱신거절을 남용하고 있다.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제까지의 가맹사업법상 제도개선이 거의 무력화 되고 있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는 가맹점주가 10년 동안 해당 가맹사업을 영위하면서 단순한 계약이라기보다 직업화돼, 계약이 종료되면 생존권마저 흔들린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일부에서는 계약종료의 자유보장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맹점주의 귀책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가맹사업법 상 갱신거절 사유, 해지·즉시해지 사유만해도 수십가지가 넘기 때문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얼마든지 계약종료가 가능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가맹점주들도 원하고 있고, 가맹본사들도 자정실천안에서 기간제한 없는 갱신을 밝힌 바 있으며,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구성한 혁신위원회에서도 10년으로 제한한 가맹사업법을 개정해 계속적으로 갱신요구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등 이미 사회적 합의도 이뤄졌다. 사진은 지난해 7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앞에서 열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기자회견. ©중기이코노미

실제 심한 분쟁을 겪은 후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단체가 상생하기로 체결한 협약의 경우, 이에 대한 별다른 이견없이 10년 이후에도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스터피자, 본죽, 피자헛 등의 상생협약을 보면, ‘본사는 가맹점주의 가맹계약이 최초계약일로부터 10년이 넘는 경우에도 계속적으로 재계약을 보장한다’고 돼 있다.

가맹본사의 연합단체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역시 자정실천안에서 가맹점사업자의 계약 갱신요구권 행사기간 제한을 폐지해, 부당한 갱신거절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프랜차이즈산업 정상화를 위해 구성한 혁신위원회도,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입법부에 대한 활동을 강화해 ‘가맹점주의 갱신요구 시한을 10년으로 한정한 현행 가맹사업법 제13조 제2항을 삭제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건의할 것을 협회에 권고’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1921년부터 우리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상응하는 ‘차지차가법’에서 갱신요구권을 제한없이 보장하고 있어, 100년 가게가 탄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주택임대차 또한 자가로 활용하거나 철거 또는 중요한 수리, 매도, 임차인 의무위반 등 제한적 사유이외에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갱신을 거절할 수 없도록 해, 일단 체결한 임대차 계약의 계속적인 갱신을 보장하고 있다.

이제 가맹점주들도 원하고 있고, 가맹본사들도 자정실천안에서 기간제한 없는 갱신을 밝힌 바 있으며,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구성한 혁신위원회에서도 10년으로 제한한 가맹사업법을 개정해 계속적으로 갱신요구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등 이미 사회적 합의도 이뤄졌고 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관련 기관은 사회적 합의를 반영해 조속히 제도가 개선되도록 해야 하며, 이를 통해 부작용을 막고 불필요한 분쟁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중기이코노미 객원=길프랜차이즈연구원 정종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