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윤석민 회장, SBS 경영에서 손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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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 SBS 경영에서 손떼야” 언론노조, 소유경영 분리 약속이행 촉구…일감몰아주기 등 의혹 제기

기사입력2019-05-29 18:41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SBS 노조는 윤석민 회장이 취임하면서 윤세영 전임 회장의 SBS 경영불개입 대국민 약속을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전국언론노조는 29일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SBS의 모기업 태영건설의 윤석민 회장에게 SBS에 대한 소유경영 분리와 경영불개입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SBS본부(이하 SBS노조)는 윤석민 회장이 SBS의 경영에 개입하면서, 부친인 윤세영 회장이 선언했던 경영불개입 선언을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윤세영 당시 회장은 박근혜 정부를 도우라는 보도지침을 내렸다는 폭로가 나온 2017년 9월 SBS 회장에서 물러났다. 윤세영 회장은 퇴임사에서 권언유착과 방송사유화에 대해 사과했고, 방송은 물론 경영 일체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도 내놨다.

그러나 정영태 SBS 노조 공정방송 실천위원장은 “지난 3월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취임에 즈음해 구체제 복귀와 SBS 재장악 작전이 시작됐다. 경영불개입을 약속했던 윤석민 회장은 SBS가 경영권을 가진 자회사 콘텐츠허브의 이사회를 재장악했다. 태영건설 회장취임을 사흘 앞둔 3월20일에 일어난 일이었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 역시 “SBS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고 방송 카메라 앞에서 약속하고, 뉴스를 통해 국민 앞에 밝혔다. 1년 남짓 지나자마자 아들이 회장이 되고 나니 모든 게 없던 일이 돼 가고 있다”며, “방송사를 물려받은 족벌경영의 2세가 전국민, 시청자, 언론노동자를 상대로 무지막지한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가 29일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SBS의 모기업 태영건설의 윤석민 회장에게 SBS 경영불개입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언론노조는 이날 ‘SBS 정상화 쟁취 언론노조 결의문’에서, 윤석민 회장과 경영진에게 “당신들은 지상파방송 대주주와 경영진의 자격을 상실했다”며 SBS의 경영에서 손뗄 것을 촉구했다.

◇배임, 일감몰아주기 의혹으로 총수일가 고소고발=언론노조와 SBS노조는 시민단체와 함께 윤석민 회장에 대한 고소고발도 진행했다.

먼저 지난 4월17일 윤석민 회장과 이재규 부회장, 유종연 전 SBS콘텐츠허브 사장을 배임죄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했다. SBS의 콘텐츠를 유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SBS콘텐츠허브가 콘텐츠 음원을 재가공하는 뮤진트리란 업체와 2008년부터 9년간 독점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회사 사장이 이재규 부회장의 부인이란 이유에서다. 언론노조는 “윤석민 회장의 승인과 유종연 전 SBS콘텐츠허브 사장의 공모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지난 5월21일에는 언론노조와 언론개혁시민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가 공동으로 윤석민 회장과 박정훈 SBS 대표이사 사장을 배임죄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또 최태원 SK 회장 등을 공정위에 신고하고 검찰에 진정을 넣기도 했다.

SBS 노조 등은 시민단체와 함께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이 일감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하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사옥. ©중기이코노미

SBS 노조 등에 따르면, SBS는 윤석민 회장이 지분 99.9%를 보유한 태영매니지먼트와 계열사의 용역계약을 체결해왔다. 태영매니지먼트는 SK그룹 3세인 최영근 씨 등이 함께 지분을 보유한 급식위탁업체 후니드와 2013년 합병한다.

합병 이후 후니드는 SBS와 SK그룹 계열사의 일감을 수주하면서 회사가 급성장한다. 이에 대해 SBS 노조 등은 “후니드에 타 업체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장해 최소 총 40여억원의 손해를 SBS 및 그 계열사들에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5%이며, 중소급식업체 평균은 2~3%인 상황에서 자본금이 10억원에 불과한 후니드의 지난 3년간 영업이익률은 6%에 달한다”며, “태영그룹과 SK그룹 계열사가 후니드에 정상적 거래보다 상당히 높은 대가의 급식 용역대금 등을 지급하고 있을 거라는 합리적 추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태영과의 합병 이후 후니드의 지분 67.71%를 최영근 씨 등이 보유했고, 윤석민 회장의 지분율은 15.38%로 낮아진다. 이후 베이스에이치디라는 회사의 자회사로 최영근 씨 등의 지분 38.71%와 윤석민 회장의 지분 10.48%가 넘어갔다.

지분율만 보면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에 대해 SBS 노조 등은 “합병으로 총수일가의 지분율을 줄인 것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하려는 악질적 신종 수법으로 보이며, 이사로서의 직무를 해태한 배임 등 행위 및 일감몰아주기 등 관련 범죄 혐의 또한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하고, 공정위에 총수일가 사익편취 관련 조사를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