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활용 국내판매·해외진출 전략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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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C-커머스 활용 국내판매·해외진출 전략 고려” 中 이커머스 플랫폼 급성장속 국내 유통 이어 제조 생태계도 흔들

기사입력2024-06-24 13:26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틱톡으로 대표되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이들의 급격한 글로벌 성장세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C-커머스를 활용한 성장전략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개최한 유통산업주간 컨퍼런스에서 ‘C-커머스의 글로벌 공습과 진화’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박 소장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틱톡 등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이들의 글로벌 전략도 상이하다”고 분석하며, “이들 C-커머스의 약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향후 변화의 추이를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성장배경…일괄위탁관리 운영 모델=국경간 전자상거래는 중국 해외수출 핵심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국경간 전자상거래는 2조38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특히 테무, 쉬인, 알리익스프레스, 틱톡은 중국 전자상거래의 네마리 용으로 불리며, 글로벌 시장에 급속히 침투하고 있다. 미국 통계사이트 시밀러웹의 2024년 1분기 글로벌 온라인 방문자 수 현황에 따르면, 테무의 방문자수는 1억8500만명, 알리익스프레스 1억6400만명, 쉬인 8000만명으로 3개사를 합칠 경우 4억2900만명으로, 아마존의 4억2800만명을 추월한다.

애플리케이션 전문 조사기업인 캡테라의 조사결과, 지난해 4월부터 아마존의 일별 활동 사용자 수(DAU)는 800만명 감소했고, 아마존에 입점해 있는 중소셀러의 60% 이상이 C-커머스 플랫폼 입점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박 소장은 이와같은 C-커머스의 글로벌 성장 배경으로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중소기업 셀러를 위한 일괄위탁관리 운영 모델을 꼽았다. C-커머스 플랫폼들은 계약이행·창고·경제·유입량·물류배송·반품·AS 등 모든 판매 프로세스를 콰징(해외역직구) 플랫폼 기업들이 직접 관리·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중소셀러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입점-유입량-판매-유통-물류-AS 등 모든 단계를 이용할 수 있다. 일괄위탁관리 운영모델은 공급망을 최적화해 구매조달·보관·물류비 등의 원가를 절감함으로써 이윤을 확대할 수 있다. 또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통해 셀러와 플랫폼들의 시장수요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물품공급 부족을 방지하고 매출액 제고 효과를 가져온다.

C-커머스 플랫폼 기업들은 또한 SNS 빅데이터에 기반한 시장 피드백을 통해 히트상품과 중고처리할 제품을 구분하는 등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의 AI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엄청난 자금력에 기반한 광고 마케팅은 글로벌 이용자를 확대하는 원동력이 됐다. 박 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e커머스 디지털 광고비를 보면 쉬인이 10억 달러(약 1조355억원), 알리익스프레스가 12억5962만 달러(1조6816억원), 테무가 19억 달러(약 2조2698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통업계 이어 제조생태계 흔들=C-커머스 플랫폼의 한국 상륙으로 국내 유통시장은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9일 개최한 유통산업주간 컨퍼런스에서 “C-커머스의 약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며 향후 변화의 추이를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한국의 해외직구 구매비용은 6조7567억원으로 전년대비 26.9% 증가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해외직구는 전년대비 121.2% 급증했으며, 미국과 일본은 감소세다. 상품군별로는 스포츠·레저용품이 65.5%,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이 43.5%, 생활·자동차용품이 35.9% 증가했다.

박 소장에 따르면, 쿠팡과, 네이버, 11번가의 3강 플랫폼을 제외한 중소유통플랫폼의 매출 하락이 지속되고, 적자경영이 가시화될 경우 C-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중소유통플랫폼 지분 인수나 우호적 M&A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배송, 물류 등 유통 풀필먼트 생태계 내에 있는 국내 기업 지분인수 및 우호적 M&A를 통해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더욱 존재감을 확대해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국내 공급과잉으로 공실률이 치솟은 물류센터 혹은 적자난에 허덕이는 물류·운송기업의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 가능성도 있다.

박 소장은 최근 알리익스프레스가 쿠팡에 대응하기 위해 알리판 로켓배송을 준비중이며, 현재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 물류센터를 물색 중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공산품인 의류·신발 관련 국내 중소기업 제조 생태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박 소장에 따르면, 부산에서 신발 제조 및 판매기업의 매출액은 30~50% 급감했고, 밑창·고무·우레탄 등 신발 제조를 위해 10여가지 원재료를 중국에서 수입하던 신발 원재료 수입 기업들도 매출 하락으로 인한 폐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뿐만 아니라 일반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국내 제조, 도매 기업들의 폐업도 확산되면서 국내 제조, 도매 생태계가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인터넷 통신판매 기업 및 개인사업자들도 위기를 맞았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가구·가전·식품·의류 등을 판매하는 개인사업자인 인터넷 통신판매사업자들의 폐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국내 인터넷 통신판매사업자는 7만8580건으로 2022년 5만7251건 대비 급격히 늘었다.

◇“국내판매·해외진출 전략…C-커머스 활용”=박 소장은 C-커머스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C-커머스 플랫폼의 한국제품 전용관을 활용하는 마인드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알리를 중심으로 테무, 쉬인 그리고 곧 한국시장에 상륙할 틱톡샵 등은 중국산 제품뿐만 아니라 현재 제품군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 소장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000억 페스타’라는 대대적인 판촉 이벤트를 진행하며, 중국 제품뿐만 아니라 한국제품 전용관을 알려 국내 판매자와 소비자를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이와함께 C-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해 해외진출을 할 수 있는 역발상의 비즈니스 전략도 제안했다. 알리바바 그룹은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향후 3년간 국내 시장에 11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서를 우리 정부에 제출했다. 그 중 1억 달러는 한국 판매자들의 글로벌 수출지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어서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또한 국내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지재권 이슈, 반품 및 CS 이슈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품질 불량과 관련해서는 중국 내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만 C-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협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