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급증하고 개인회생신청도 12만건 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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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연체율 급증하고 개인회생신청도 12만건 넘고 개인채무 위기 확대…맞춤형 신용회복 체계 마련 필요

기사입력2024-07-17 13:56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10년 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여기에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은 12만건을 돌파하는 등 개인채무 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1%로 4월말(0.48%)보다 0.03%p 상승했다. 1년전(0.40%)에 비해서는 0.11%p가 늘었다.

대출 연체율이 0.5%를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지난 2월(0.51%) 이후 두 번째다. 대출 연체율은 통상 분기 중간에 상승하다가 분기말에 하락하는 경향을 반복하는데, 이는 은행이 분기말에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5월 연체율을 연간으로 비교해보면, 2019년 5월 0.51%를 기록한 뒤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초저금리와 대출 만기연장 등의 조치로 인해 연체율이 지속 감소해 2022년 5월에는 0.24%까지 낮아졌다. 이후 급속도로 반등한 연체율은 지난해 5월 0.4%대를 기록한 뒤, 올해는 0.5%대까지 솟아오른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5월 들어 0.72%를 기록했다. 4월말(0.66%)보다 0.06%p 상승했고, 지난해 5월말(0.51%)보다는 0.21%p나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세부항목에 들어가는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의 경우 0.69%까지 올랐다. 이는 2014년 11월(0.72%) 이후 9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월 들어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2014년 11월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당분간 고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체율 상승이 더욱 확대될 우려도 나왔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개인채무자, 신용회복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까?’ 보고서는 “향후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는 경우 개인채무자들이 당분간 한계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고, 채무상환의 부담이 누적되면서 상환능력이 부족한 개인채무자의 연체가 더욱 가속화 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회생도 늘고, 신속채무조정도 급증하고

개인채무자들의 부담 증가는 개인 채무조정제도 활용이 급증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법원의 개인회생은 2020년에 8만6553건이 접수됐는데, 지난해 들어 12만1017건이 접수돼 연간 12만건을 넘어섰다. 개인파산은 2020년(5만379건)보다 2023년(4만1239건) 접수 건수가 줄었지만, 결정이나 선고전 인용 등은 4만121건으로 크게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개인회생보다도 파산의 인용률이 높은 점에 대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법원의 공적인 채무조정과 마찬가지로 서민금융법에 따른 신용회복위원회의 사적인 채무조정 역시 크게 증가했다. 신용회복위의 채무조정은 신속채무조정과 사전채무조정, 개인 워크아웃 등 세가지 종류가 있다.

이중 신속채무조정은 2020년 7166건이 신청됐으나 2023년에는 4만5925건으로 6배 이상 늘어났다. 사전채무조정 역시 2023년 3만9512건으로 2020년(2만2102건)보다 1만7000건 이상 늘었다. 개인 워크아웃은 2020년과 2023년 모두 9만9000건을 넘어서 비슷한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최근 개인채무자 연체율 증가로 신속채무조정 신청 건수가 급증했고, 감면율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실효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효과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채무조정을 받고도 상환을 4개월 이상 이행하지 못해 채무조정의 효력이 상실되는 비율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장기연체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채무자의 노력과 연계해 성실 변제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구하는 한편 채무조정 감면 범위를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개인 워크아웃 변제기간은 단축하는 대신, “장기간 성실상환 대상을 사회취약계층에서 일반인으로 확대해 잔여채무를 추가 감면하거나 소액채무는 즉시 면책하는 등 건강한 생활상환습관 형성을 지원하도록 인센티브를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가용소득과 재산, 채무금액을 토대로 하기 보다는 신청자의 연령, 역량 등 미래 소득이나 지출 정도를 고려한 채무자의 다양한 환경을 고려해 상담과 채무조정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채무조정단계에서 지속적인 상담을 의무화하고 상담과정에서 쌓인 정보들을 바탕으로 채무자에게 맞춤형 신용회복이 진행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