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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밥상물가 불안…이제는 ‘기후대응’이 민생대책
이상기후 물가 영향 뚜렷…종합대책 강구해야
- 기사입력2024-08-21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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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물가 불안의 주된 원인으로 농산물 가격이 꼽히고 있다. 심지어 이상기후 현상이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왔다. 기후대응이 민생대책이 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가장 최근의 물가 통계를 보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6월(2.4%)에 비해 반등했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7월 들어 집중호우 등 기상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상승”한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세부항목을 살펴보면,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1년전보다 5.5% 상승하며 전체적인 물가상승률을 높였다. 신선채소와 과일 등을 별도로 추린 신선식품지수는 7.7% 올랐다. 신선식품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내리 9개월 연속 두자릿수가 상승하며 밥상물가 부담을 키운 바 있다.가뭄이나 호우와 같은 기후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는 것이 오래된 일이긴 하다. 하지만 최근의 기후변화가 일상적인 흐름을 벗어나 이상기후 영역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로 이상기후로 인한 영향이 2000년대 들어 크게 확대됐다는 연구가 나왔다.19일 한국은행이 펴낸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기후위험지수(CRI)를 통해 과거(1980~2000년)보다 최근(2001~2023년)의 이상기후 현상이 심화됐다는 사실이 관찰된다고 했다. CRI는 이상고온, 이상저온, 강수량, 가뭄, 해수면높이의 5개 요인으로 산출했다.분석 결과를 보면 과거에는 산업생산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2001년 이후 부정적인 영향이 과거에 비해 크고 지속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2001~2023년 기간에는 이상기후 충격이 산업생산 증가율을 12개월 후 약 0.6%p 정도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이상기후는 식료품에 대해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전품목을 포함하는 소비자물가 대신 식료품 관련 소비자물가를 사용해 분석하면, 2001~2023년 기간동안 산업생산 증가율이 1년후 약 0.8%p 정도 하락하게 되고 식료품 인플레이션은 지속기간이 9개월 정도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물가뿐만 아니라 산업생산 증가율도 하락시킨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상기후 충격은 농림어업은 성장률을 최대 1.1%p, 건설업은 최대 0.4%p 하락시킨다는 것이다.이처럼 이상기후가 물가와 산업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기후변화에 대한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는 분석이다. 만약 ‘온난화’라는 현상이 서서히 지구 전반의 온도가 상승하는 선에서 그친다면, 인류는 변화한 기후에 잘 적응하기만 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실제 기후변화는 이와 다르다. 이상고온이나 이상저온, 집중호우와 가뭄 등 극단적인 변화로 인해 기후가 불안정해지는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이다. 그 결과가 물가상승과 산업생산 하락 같은 문제로 나타난다.물가상승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밥상물가가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급상승한 배경에 이상기후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제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민생대책이 된 시대를 살게 된 것이다.앞으로도 기후가 극단적인 변화를 동반하며 불안정하다면, 식료품을 중심으로 한 고물가 현상은 민생경제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후대응이 민생대책이 된 시대에,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종합 대책을 마련해 시급히 시행해야겠다. 먼미래 후손을 위한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의 밥상 물가를 결정짓는 문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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