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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기보, 단기수익 앞서 기업 장기성장과 함께 해야 공적 투자기관, 수익률보다 중요한 건 시장 안정과 기업 성장

기사입력2025-10-30 10:2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번 국정감사에서 기술보증기금이 최근 5년간 IPO(기업공개)에 성공한 18개 중소기업에 212억원을 투자해 1860억원을 회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평균 776%의 수익률, 투자원금 대비 8.76배의 수익이라는 놀라운 성과다.

그러나 그 성과 뒤에는 공적기관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에 따르면, 기보는 '보증연계투자' 제도를 통해 상장시킨 중소기업의 주식을 상장 당일부터 대량 매각해 시장에 충격을 주고, 기업의 안정적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난다.

기보가 최근 5년간 상장 후 매각한 18개사를 살펴보면, 이중 15개사의 지분을 상장 당일부터 매각하기 시작했다. 기보는 이 기업들에 대해 평균 4.3%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고, 상장 첫날부터 물량을 대거 매각해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다는 것이다.

기보가 상장일 매각을 시작한 15개사의 주가는 매각완료 5일 후 상장일 대비 평균 25% 하락했는데, 특히 에이텀(-61.1%), 크래프톤(-55.8%) 등 일부 기업은 ‘폭락’ 수준의 조정을 겪었다고 했다. 상장이라는 기업 성장의 출발선에서, 공적기관이 오히려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다.

기보는 자발적 보호예수나 1일 매각물량 2% 미만 제한 등 완화 장치를 마련했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급락 수준의 시장의 반응을 보면 이러한 완화장치는 실효성이 없었다. 단기수익 실현 중심의 매각 전략이 기업 가치의 안정적인 정착을 방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민간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TIPS'의 경우,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라 상장일로부터 6개월 의무보유확약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기보 역시 공적 성격에 걸맞은 장기 보유 의무를 자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민간 벤처캐피탈(VC)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익절’을 선택할 수 있다면, 기보는 기업의 성장과 ‘동반’해야 한다. 김동아 의원의 지적처럼 “기보의 성과는 얼마나 많은 기업을 상장시켰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했는가”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다. 기업이 시장에 뿌리내려 장기 성장하는 그리고 궁극적인 ‘공공의 수익’을 추구하는, 진정한 기술금융이 되길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