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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지원이 아니라 보상”을 요구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기업 줄도산·근로자 실직 ‘위기’…정부, 책임있는 자세 보여야

기사입력2016-03-03 17:05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개성공단 입주기업 근로자들이 정부에 피해보상과 함께 생계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2일 ‘개성공단 근로자협의회’를 발족하면서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고, 이렇다 할 대책도 없는 정부에 대해 실망과 한숨을 내뱉었다. 하루아침에 ‘군사작전’하듯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되자 기업인은 기업인대로, 근로자는 근로자대로 풀썩 주저앉았다.

기계설비는 물론 원·부자재 등 각종 자재를 그대로 둔 채 몸만 빠져나온 이들은 계약한 물건을 납품하지 못할 처지다. 생산시설이 없어 물건을 더 이상 만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납품업체 등과 계약문제가 얽혀 있어 상당수 입주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시간이 갈수록 124개 입주기업 뿐만 아니라 5000여개 달하는 협력업체들마저 부도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게다가 입주기업 근로자들도 뜬금없이 실직위기에 처했다. ‘개성공단 근로자협의회’에 따르면 개성공단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근로자 2000여명 중 80%가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권유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법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공단 폐쇄로 인한 보상보다, 생산부지 마련·대출 등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치 제3자로서 지원·보증만 서겠다는 것인데, 상황을 이렇게 만든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얼마 전 한 북한경제 전문가는 개성공단이 매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을 0.2% 가량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북한 땅에 지어진 개성공단이 창출해 내는 경제적 가치는 박근혜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와 매한가지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던 대통령이 경제적 가치를 외면하는 모순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