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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기업이 어렵다’는 말을 공감할 수 없는 이유
“능력·노력만으로 할 수 없다” 자조섞인 말이 나오는 사회
- 기사입력2017-01-08 11:48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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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한 지인은 ‘보통’ 수준의 연봉을 받으며 매일 야근에, 해외출장에 몸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 회사의 CEO는 14억원 정도 연봉이 된다고 했다. 상대적 비교를 떠나 나눈 대화를 정리하면, 그 회사는 지난 2~3년간 계속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었고, 그 사이 줄어든 직원 수만도 200명이 넘는다고 했다. 흔히 회사 경영이 어렵기 때문에 구조조정 특히 인력을 감축하게 되는데, CEO의 연봉이 그 정도라는 말에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랫동안 알아 왔기에 그 지인은 현재 자신의 연봉보다는 더 많은 능력을 해당 업무에서 발휘할 것으로 짐작한다. 그 지인은 회사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이른 나이에 팀장 보직도 맡고 있다. 하지만 회사의 어려운 사정으로 연봉은 오히려 줄어든 상태였다. 그래도 정리해고 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최저임금이나 법인세 인상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이를 반대하는 공통된 주장은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이다. 그 지인의 얘기를 듣고 나니,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회사가 어려워 구조조정으로 200명의 직원이 회사를 그만 두었는데 CEO의 연봉은 10억원을 넘는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능력과 노력만으로는 어느 것도 할 수 없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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