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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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일본의 수출규제…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소재 국산화·일본제품 불매운동 확산…우리기업 발 빠르게 움직일 때

기사입력2019-07-16 18:4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가 일본산 불화수소를 국산으로 대체하기 위해 생산공정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최근 러시아는 일본산 불화수소를 대신할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한국측에 제안했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이 국산제품 테스트를 결정한 이유는 수입산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만이 향후 생산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소재부품의 국산화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러시아산 불화소수는 공급선 다변화를 위한 또하나의 카드가 됐다.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우리경제는 자립할 수 있으며, 오히려 우리기업을 새롭게 성장시키는 기회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휴가시즌인 7~8월 일본여행을 계획했던 이들이 취소수수료를 무릅쓰고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도 늘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사의 경우 한 달간 일본행 탑승을 취소한 인원이 400명이며, 신규 예약 역시 전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하나투어는 지난 8~10일 일본여행 신규 예약 인원수가 평소 1100~1200명 대비 하루 평균 400명 줄었다. 모두투어도 지난해 하루 1000명 선이던 일본여행객이 최근 500명대로 내려앉았다. 일본 전세기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AM투어는 지난 13일 전세기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소비자들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계속되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일본맥주 판매가 24%가 줄었다. 대신 국산맥주 매출은 증가세다.

일본 유니클로 본사 임원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 한 발언이 알려지며, 패션과 생활용품 업계에도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국내 카드사에 의뢰해 주요 불매운동 대상 기업의 소비행태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유니클로의 카드이용건수는 17.1% 감소했다. 일본계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의 경우에도 14.6% 줄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의약품과 게임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한일 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도발이다. 이번 사태를 우리경제의 전화위복 기회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분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과의 제조업 분업체계에 대한 신뢰를 깨뜨려 우리기업들은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국산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결국에는 일본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교수는 일본으로부터 수입되는 대부분의 품목은 수입선 변경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원자로·보일러·기계류 등의 부품소재 124억달러어치를 수입해 86억달러 적자를 냈다. 전자기기·영상·음성기록 관련 부품소재는 82억달러를 수입해 43억달러 적자, 철강의 경우 56억달러를 수입해 28억달러 적자, 광학기기·사진-영화용 기기·측정기기·검사기기·정밀기기·의료용기기 부품소재도 42억달러를 수입해 3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제품 외에도 식품·의약품·산업용품·각종 로열티 등 일본제품은 우리생활 곳곳에 스며들었으며, 이들을 대체할 질 좋고 값싼 제품들은 얼마든지 있다. 이제는 우리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일 차례다. 국민들의 지지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현재, 일본을 털어내고 우리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