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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한 조항 모아 독립된 상장회사법 제정을”
충돌과 혼란 일으키는 상법·자본시장법 규정 정비 시급하다
- 기사입력2020-07-08 16:5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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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안에 있는 일반조항과 상장회사 특례조항, 같은 법안의 두 조항이 서로 충돌됩니다.”
상장회사 관련 규정이 곳곳에 산재해있고 충돌되는 경우도 있어, 독립된 상장회사법을 제정해 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중기이코노미
8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국회의원과 한국증권법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독립된 상장회사법 제정 토론회’에서 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인 황현영 박사는, 지난해 한진칼 주주행동에서 논란이 된 소수주주권 행사 요건을 들며 독립된 상장회사법 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2019년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KCGI 등이 이사추천 등을 담은 주주제안을 내놓자, 한진칼 측은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하지 않은 점을 들어 주주제안권 행사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현행 상법은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데, 또 다른 조항에는 상장회사의 경우 0.5% 이상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진칼 측은 KCGI가 상장사 특례조항의 6개월 이상 보유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반면 KCGI 측은 3% 이상 주주의 권리와 0.5% 이상 6개월 보유 주주의 권리가 충돌하는 것이 아니기에, 3% 이상 요건을 충족한 KCGI의 주주제안을 주총에 상정해야 한다며 의안상정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KCGI측의 손을 들어줬다. 3% 이상 주주와 0.5% 이상 6개월 보유 주주가 모두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인정된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다른 판례에서는 6개월 이상 보유하지 않은 주주의 주주제안이 인정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황현영 박사는 “주주 입장에서도 어느 게 맞는 지 헷갈리고, 기업 입장에서도 주주제안이 왔을 때 해줘야 하는지 안 해줘야 하는지 혼동을 주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상장회사 관련 규정을 독립적인 상장회사법에 모아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화된 법 규정…충돌과 혼란 야기한다=상법 안에서의 충돌뿐만 아니라, 상법과 자본시장법의 충돌도 문제다. 심지어 소관부처도 다르고, 상임위도 달라 혼란이 심한 상황이다.
과거에는 상장회사 특례규정이 증권거래법에 있었는데, 이 법이 폐지되고 2009년 자본시장법이 시행될 즈음 논란이 발생했다. 당시 재정경제부는 독립된 상장법인 관련법을 제정하고자 했고, 법무부는 상법에 특례조항으로 넣는 방안을 추진했다. 결국 지배구조 관련 조항이 상법으로 이관되고, 나머지는 자본시장법에 남게 됐다.
상장사에 대한 규정이 두 법으로 나뉘면서, 법무부 소관인 상법 관련 내용은 국회 법사위가, 금융위 소관인 자본시장법 조항은 국회 정무위가 다루면서 법충돌과 혼란이 발생했다고 황현영 박사는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신주 제3자 배정과 관련한 법 조항은 상법과 자본시장법 상 차이가 있고, 서로 다른 상임위에서 연거푸 입법이 추진되면서 5년간 3차례 규제가 바뀌는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게다가 자본시장법에도 지배구조 관련 특례가 신설되면서, 지배구조는 상법에 담고 재무구조 관련 조항은 자본시장법에 담는다는 구분도 유명무실해졌다.
황 박사는 독립된 상장회사법을 제정해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공동 소관으로 두고, 국회 상임위는 정무위 소관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전자증권법, 외부감사법 등이 정무위 소관이어서 상장사 관련한 입법을 통일성있게 추진하기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상장사에 상근감사 또는 특례감사위 의무화해야=독립된 상장회사법에는 주주총회의 내실화, 이사회의 자율성 강화와 감사기능 강화가 담겨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주주총회의 경우 감사보고서 등을 주총 소집 3주 전에 제공토록 하고, 서면투표(우편투표)와 전자투표 중 하나를 의무적으로 도입토록 하며, 주총 의안별 찬반결과를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총 정족수 규정과 사외이사 선임 의무 등은 완화하되, 대표소송 등 주주의 경영참여 관련 권리를 강화하고 모든 상장사에 상근감사 또는 특례감사위 설치를 의무화해 감사 관련 규정은 현행보다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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