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고령화 신생기업 시장 진입장벽 낮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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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기업도 고령화 신생기업 시장 진입장벽 낮춰라 소수 기업 시장지배력 높을 때 신생기업 시장진입 유인 줄어들어

기사입력2020-09-07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2000년대 초반 이후 국내 신생기업의 시장진입이 감소하고, 기업의 고령화가 진행되는 현상이 전 산업에 걸쳐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기업의 진입장벽을 완화해 산업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신생기업 감소와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신생기업(start up)은 고용창출의 주요 경로일 뿐만 아니라, 신기술·신상품 시장도입과 시장경쟁을 촉진해 전체 경제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신생기업 비중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2년 19.0%였던 신생기업 비중은 2018년 11.7%로 크게 감소했다. 신생기업 비중이 하락함에 따라 신생기업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11.1%에서 2018년 6.1%까지 떨어졌다. 반면 업력 8년이상 기업이 전체 기업 및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반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인구구조 변화, 대외개방 확대 등이 신생기업 감소 원인

신생기업 감소현상은 전 산업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또 신생기업 감소가 기존기업 퇴출 감소와 함께 진행되면서, 기업의 역동성 또한 현저하게 저하된다는 게 보고서 분석이다.

신생기업 진입이 줄어들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낮은 업력 기업의 퇴출률도 줄어든다. 시장 전체로 보면 기존 기업의 퇴출률 또한 하락한다. 또 신생기업 감소는 경쟁완화 등을 통해 기존 기업의 퇴출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기업의 진입과 퇴출 감소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고령화로 이어진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신생기업 감소 원인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공급 증가세 둔화와 대외개방 확대에 따른 국제경쟁 심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노동공급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인구구조 변화가 신생기업 감소의 주요 요인이고, 대외개방과 함께 수입의존도가 상승한 산업의 신생기업 비중도 크게 하락했다. 또한 상품시장의 규제강화로 진입장벽이 높아짐으로써 기업의 신규진입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소수의 기업이 높은 시장지배력을 보유할 경우 신생기업의 시장진입 유인이 줄어든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신생기업 감소…기업고령화, 노동생산성 ↓, 고용창출 제약

신생기업 감소에 의한 기업의 고령화는 노동생산성 증가와 고용창출을 제약하고, 경기와 고용 간 관계를 약화시킨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기업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시장진입 초기일수록 신기술 및 신상품 도입을 통한 혁신이 많이 이뤄지며, 학습효과도 크게 나타나는데서 기인한다. 또한 기업연령이 낮을수록 고용창출과 소멸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고생산성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한편, 선별을 통한 저생산성 기업의 퇴출도 원활히 이뤄졌다.

신생기업의 감소는 전체 경제의 고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에 따르면, 순고용창출은 시장진입 초기(0~1년)에 집중됐다. 반면 기업 연령이 2년 이상인 기업들은 순고용창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존속기업의 고용창출이 퇴출기업의 고용소멸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고용창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신생기업의 시장진입을 유도하는 한편 젊은 기업들이 계속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신생기업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공급 증가율 둔화, 대외개방에 따른 국제경쟁 심화 등은 정책적으로 변화시키기 어렵다. 더구나 최근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확실성의 증대는 잠재적 경쟁기업의 시장진입을 상당기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상품시장 규제 및 진입장벽이 OECD국가 중에서도 높은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기업의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규제개혁을 정책대안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