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채용…계획보다 실제 채용인원 더 적어

프린트

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대기업 채용…계획보다 실제 채용인원 더 적어 하반기 채용계획 절반이 수립 못해… 코로나 여파 원인

기사입력2020-09-07 13:02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대기업의 채용계획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가운데, 계획보다 실제 채용은 더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코로나19로 인한 대기업들의 채용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대기업들이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계획보다 실제 채용인원은 더 적은 경향이 있어왔기에, 채용부진의 정도가 더욱 심각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이 없다고 답한 기업이 24.2%로 나타났다.

대기업 중 하반기 신규채용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도 전체의 절반인 50.0%에 달했다. 전체의 74.2%가 신규채용이 없거나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이다.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25.8%의 기업들 가운데서는, 지난해보다 채용계획이 감소한 기업이 35.5%였다. 지난해보다 늘릴 예정인 기업이 22.6%, 지난해와 비슷한 기업이 41.9%로 조사됐다.

문제는 대기업들의 신규채용 역시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적극적인 구인 노력에도 원하는 만큼 채용하지 못하는 일이 대기업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계획보다 실제 채용인원 더 적어=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인원은 79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9% 감소했다. 실제 채용인원은 이보다 더 적은 73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9% 줄어들었다.

구인인원에 비해 실제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인원은 5만9000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2.7% 감소했다. 미충원율 역시 7.5%로 지난해 1분기(9.3%)보다 1.8%p 감소했다. 미충원인원과 미충원율이 줄어든 이유는 채용인원보다 구인인원이 더 가파르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인원수가 많은 큰 사업체일수록 구인인원과 실제 채용인원 감소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1분기 구인인원은 63만6000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9% 감소한 반면, 300인 이상에서는 15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7.6% 줄어들었다. 채용인원 역시 300인 미만 규모 사업체는 58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0.1% 감소했는데, 300인 이상 규모는 15만명으로 8.3%가 줄어들어 감소폭이 컸다.

구직인원과 실제 채용인원의 차이도 300인 미만 사업체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든 반면, 300인 이상 사업체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300인 미만 규모 사업체의 미충원인원(5만3000명)은 지난해보다 25.5% 감소했고, 미충원율(8.3%)은 2.5%p 하락했다. 반대로 300인 이상의 미충원인원(7000명)은 지난해보다 10.6% 증가했고, 미충원율(4.2%)은 0.7%p 상승했다.

이번 조사의 300인 이상 사업체와 공정위가 분류하는 대기업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규모가 큰 사업장 중심으로 미충원인원과 비율이 늘어나 기업의 인력수요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이 하반기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단연 코로나19가 첫손에 꼽힌다.

◇코로나19, 신규채용 최대 걸림돌=앞선 한경연 조사에서 대기업 69.8%는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를 들었다.

반면 ▲유휴인력 증가, TO 부재 등 회사 내부수요 부족(7.5%)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5.7%) ▲정규직 인력 구조조정의 어려움(5.7%)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확보의 어려움(5.7%) 등 회사 내부사정을 주된 이유로 든 기업은 10곳 중 3곳에 그쳤다.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서는,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27.9%), 수시채용 비중 확대(26.1%), 경력직 채용 강화(20.2%) 등의 전망이 많았다. 신규취업자들에게 대기업 취업의 벽은 종전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