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구조변화 속도 하락…성장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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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한국 산업구조변화 속도 하락…성장에 부정적 산업연 “경제활력 회복 위해 정책노력 시급”

기사입력2021-05-24 16:07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제조업의 절반 수준인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R&D 투자 활성화와 IT 활용도 제고 등을 통해 전반적인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건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4일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산업의 구조변화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정책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한 ‘구조변화지수를 통해 본 한국 산업의 활력, 지속적으로 저하’ 보고서에서, 이건우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산업의 구조변화 속도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경제가 성숙해지면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는 한국 경제가 지닌 여러 구조적 문제들로 인해 부문간 자원이동이 원활하지 못한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결국 산업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구조변화지수란 부가가치의 변화 폭을 의미한다. 특정 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크게 높아질 때 지수의 값이 상승한다. 반대로 특정 산업이 쇠퇴해 부가가치 비중이 크게 줄어들어도, 변화 폭이 크다면 구조변화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 “축소까지도 포함한 산업구조 변화 전체를 반영하고 있으므로 경제 전체의 활력 내지는 역동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1971~2020년 사이의 GDP 성장률과 구조변화지수는 높은 플러스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OECD 30개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2000~2018년의 구조변화지수와 연평균 GDP 실질성장률 간의 관계를 살펴봐도, 같은 상관관계를 도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산업구조의 변화 속도가 빠른 국가일수록 경제성장률도 높은 경향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문제는, 최근 한국의 구조변화지수 하락속도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빠르다는데 있다.

◇빠르게 하락한 구조변화 속도=산업구조의 변화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구조변화지수도 마찬가지로 느려졌다.

한국의 구조변화지수는 1970년대와 80년대에 높았고, 그 이후 대체로 하락해 왔다. 보고서는 “급격한 초기 산업화 과정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0년대 10년간 평균 구조변화지수는 평균 0.018을 기록했다. 이는 1970년대 평균치인 0.039의 절반 이하 수준(46.2%)이다.

보고서는 “구조변화지수의 평균치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1990년대 이후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이 종료되고 안정성장기로 접어들면서 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높은 진입장벽 등 시장규제에 따른 기업 역동성 저하, 한계기업의 퇴출 지연, 저출산 및 인구 고령화 가속화 등으로 생산성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이들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구조변화의 속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풀이했다.

문제는 속도다. 주요 선진국들도 구조변화지수가 하락해 왔으나, 그 속도는 한국이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산업의 구조변화지수는 일부 기간의 급격한 등락에도 불구하고 추세상으로는 대체로 안정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산업구조 변화 속도가 과도하게 느려졌으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경우 성장률도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산업 활력 되찾기 위한 정책 시급=이를 위해 보고서는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과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부실기업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과 함께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 노력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및 수익 감소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기업이 크게 증가함으로써 향후 구조조정에 대한 수요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법으로는 “2023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을 보완해 시장 중심의 상시적·사후적 구조조정 체제를 확립할 필요”를 제시했다. 또 사업재편 기업에 대한 정책지원을 확대하고, 산업과 기업의 부실 정도를 신속하게 식별하고 경쟁력을 진단할 수 있는 산업진단시스템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제조업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규제의 과감한 철폐를 통해 국내외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한편, R&D 투자 활성화와 IT 활용도 제고 등을 통해 전반적인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