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시설 설치 ‘의무’ 어기면 과태료 1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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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휴게시설 설치 ‘의무’ 어기면 과태료 1500만원 노동계 “1인당 단위면적 제시했어야”

기사입력2022-08-18 14:4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18일부터 모든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가 시행된다. 설치 기준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지만, 노동계는 1인당 단위면적을 제시하는 등 실효성을 갖췄어야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는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18일부터 시행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사업장은 근로자가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며,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거나,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하는 설치·관리기준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종전에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사업주는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제재규정이 없었다.

이번 법개정에 따라, 상시근로자 20명 이상 사업장(공사금액 20억원 이상 공사현장)과 청소원, 경비원 등 7개 취약 직종 근로자를 2명 이상 고용한 10인 이상 사업장은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 1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한 휴게시설 설치·관리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에도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 및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공사현장의 경우 휴게시설 설치에 필요한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과태료 부과를 2023년 8월 18일까지 1년간 유예한다.

휴게시설 설치·관리 기준은 최소면적을 6㎡, 바닥에서 천장까지 높이를 2.1m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근로자의 휴식 주기, 성별, 동시 사용인원을 고려해 근로자대표와 협의하여 6㎡ 이상으로 정한 경우 해당 면적이 최소면적이다.

위치는 이용이 편리하고 가까운 곳에 설치해야 하며, 화재·폭발 위험, 분진, 소음 및 유해물질 취급 장소에서 떨어져야 한다. 온도(18~28℃)와 습도(50~55%), 조명(100~200Lux)을 유지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야 한다. 의자 등과 음용이 가능한 물을 제공하거나 해당 설비를 구비해야 한다. 특히, 물품 보관 등 휴게시설 목적외 사용을 금지한다. 둘 이상의 사업장이 공동으로 휴게시설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용노동부는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 제도를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18일부터 10월 31일까지 특별지도기간을 운영해 현장 기업의 휴게시설 설치 준비 및 이행상황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전국 48개 지방노동관서에 휴게시설 관련 전담감독관 지정 및 휴게 환경이 취약한 건설현장, 청소·경비 직종 종사 업종 등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특별지도기간에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된 경우, 먼저 사업주에게 개선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해 휴게시설 설치를 위한 시설공사 등에 필요한 시정기간을 부여한다. 개선계획서 제출을 거부하거나 시정조치에 불응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즉시 과태료를 부과한다.

아울러, 경영여건이 열악한 50인 미만(20인 미만 포함) 사업장에 대해서는 휴게시설 설치 및 비품 구비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노동계 “가장 열악한 노동자 배제하는 시행규칙”=하지만 민주노총은 고용노동부의 방침에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휴게시설 의무화 도입을 앞두고 노동계의 의견을 시행령에 반영해달라고 고용노동부에 요구했지만,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출한 의견의 주된 내용은 ▲전 사업장 적용 ▲최소 면적 9㎡ ▲설치 및 관리 사항 노사 합의 등이다.

이중 최소 면적은 노동계의 요구보다 좁은 6㎡로 결정됐다. 전 사업장 적용의 경우, 고용노동부는 “모든 사업장에 의무화”됐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 과태료 규정은 상시근로자 20명 이상 사업장 또는 7개 취약업종을 2인 이상 고용한 10인 이상 사업장이 대상이다.

지난 6월 민주노총이 전국 13개 산업단지에서 4021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휴게실이 없는 비율은 20인 미만 사업장(58.2%)과 2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40.6%)이 크게 높았다. <사진=민주노총>

앞서 지난 6월 민주노총이 전국 13개 산업단지에서 4021명의 산업단지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휴게실이 없는 비율은 20인 미만 사업장(58.2%)과 2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40.6%)이 크게 높았다.

민주노총은 면적에 대해서 “상시근로자 수를 고려한 1인당 단위면적을 제시하고, 이것을 노사가 합의해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공동휴게시설 역시 “시행규칙에서 다른 사업주들이 공동으로 설치하는 내용이 모호하게 제시돼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휴식권은 최소한의 인권의 문제며 휴게실은 모든 노동자들에게 필수적인 공간”이라며, “가장 열악한 노동자들을 배제하는 시행규칙으로 노동부는 도대체 어떤 현장들을 관리 감독해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