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에 맞서 R&D 투자·기술 인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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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중국 전기차에 맞서 R&D 투자·기술 인재 절실 내수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는 중국과 경쟁하려면

기사입력2024-10-17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막대한 정부 보조금, 충전 인프라 확산, 안정적인 배터리 생산공급망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중국 전기차의 약진이 눈에 띄는데, 이러한 중국기업과 국내기업이 해외시장에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R&D 투자를 확대함은 물론 기술인재를 보호육성하는 등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중국 전기차 혁신전략 및 시사점’ 보고서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내수를 넘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내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중국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전기자동차 약진=2023년 기준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소비시장이자,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을 보유한 나라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370만대 중 중국 내 판매량은 820만대로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2015년 11만8000대 대비 2023년 약 70배 성장했고, 2016년 유럽 판매량을 추월한 이후 지속 1위를 유지하며 올해에도 99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육성정책은 1990년대 전기자동차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초기단계부터 시작해 현재는 시장 자율주도 지원단계로 발전해왔다. 그동안 국가 중점 육성분야로 전기차를 선정하고 전기자동차의 발전을 정부가 이끌어왔다면, 현재 중국의 전기차 산업은 정책이 시장을 주도하는 단계에서 시장 스스로 주도하는 단계로의 전환을 맞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전기차 산업 약진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 충전 인프라의 확산, 안정적인 배터리 생산공급망 시스템 등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정부의 시범 프로젝트로 시작된 신에너지차 구매 보조금 지원정책은 중국 전기차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또한 2022년 기준 중국의 공공 전기차 충전기는 176만대로 전 세계 압도적 1위이며, 2위인 한국(약 20만대)의 8.7배에 해당한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배터리 기업은 원자재 채굴·가공-배터리 생산-전기차 제조로 이어지는 안정적 가치사슬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60%를 넘는다.

이러한 전략으로 지난 10년간 중국 내에서는 신에너지차 판매가 급증했다. 특히 2023년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음에도 신에너지차 판매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 침투율은 2015년 1.0%에서 2022년에는 신기술 상품 대중화 변곡점인 20%를 돌파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중국의 전기차 브랜드들은 올해도 모두 높은 판매 목표치를 설정하고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내수시장에서의 치열한 경합과 생산능력 확대는 수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신에너지차 수출은 7만대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전년대비 77.2% 증가한 120만3000대를 기록했다. 중국의 월별 전기차 수출 대수는 2022년 8월 처음 10만대를 돌파한 후 지난해 10월에는 2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으며,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수출액은 전년대비 69.9% 증가한 341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이 전기차를 수출하는 상위 10개국 안에는 벨기에, 영국, 스페인 등 유럽국가들이 포함됐으며 대유럽 지역수출은 전체 수출의 47.5%를 차지한다.

향후 중국의 전기차는 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으로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우리 자동차 기업과의 글로벌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전기차 대표기업 비야디는 올해 신에너지차 판매목표를 450만대로 계획했으며, 이중 수출이 50만대로 전체 판매의 1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야디는 현재 동남아와 유럽, 일본 등의 시장에 꾸준히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으며, 태국과 인도네시아, 브라질과 헝가리에 자동차 생산거점을 설립해 현지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최대 자동차 국영기업 상하이 자동차(SAIC)는 기존 내연자동차 판매 경험과 배터리 제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하이 자동차 그룹의 해외시장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40% 증가한 53만3000대를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R&D투자 규모와 인력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비야디의 R&D 투자액은 전년대비 112% 증가한 약 7조5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4.7배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비야디는 총 3만7869건의 중국특허와 1만192건의 해외특허를 출원했으며, R&D 인력은 전체 약 70만명의 15%인 10만2800명에 달한다.

◇R&D 확대, 기술인재 절실=보고서는 국내기업들이 중국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R&D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기술인재를 육성 및 보호하는 등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반도체 등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IT분야 전문인력 확보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23년 주요국 R&D 정부예산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2022억 달러, 일본 674억 달러, 독일 483억 달러, 중국 480억 달러, 한국 235억 달러 순이었다. 보고서는 경쟁국과 동등한 수준의 생산, 시설투자, 연구개발에 대한 세제지원 등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