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누르자 제2금융으로…가계대출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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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은행누르자 제2금융으로…가계대출 풍선효과 “보험대출·카드론 등 증가”…금융당국, 주담대 확대 추이 예의주시

기사입력2024-11-12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대출규제의 영향으로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줄어들었지만, 전체 가계대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에 금융당국이 주시하기 시작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은 3.9조원이 증가하면서, 9월(5.6조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정책대출의 증가폭은 2.1조원으로 9월(2.2조원)보다 소폭 줄어들었으나, 은행 자체적인 주택담보대출은 1.5조원이 늘어 9월(4조원)보다 증가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10월 중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6.6조원이 늘어나, 9월의 5.3조원에 비해 증가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은행권 대출이 금융당국의 규제로 주춤한데 반해, 제2금융권이 큰 폭 증가한 탓이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0월 들어 2.7조원이 증가했다, 9월에만 해도 0.3조원 감소였던 것에 비하면 증가폭이 크다.

가장 대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9월 0.7조원 증가에서 10월 1.9조원 증가로 크게 뛰어올랐다. 기타대출은 9월 1조원 감소에서 10월 0.8조원 증가로 전환했다. 카드론, 보험계약대출 위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업권별로 증가폭을 비교하면, 상호금융권(0.9조원), 여전사(0.9조원), 보험(0.5조원), 저축은행(0.4조원) 순이었다.

상호금융, 주담대 중심 가계대출 확대

금융당국은 올해 남은 기간 제2금융권에 대해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날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10월 가계부채 동향과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행정안전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제2금융권 협회, 일부 은행 등 금융회사가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9월 추석 상여금, 분기말 상각 영향 등을 감안하더라도 10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것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제2금융권의 경우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된 점, 그리고 업권별 증가 양상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향후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보다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제시됐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금융위원회 권대영 사무처장은 “부동산 시장과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금년 남은기간 뿐만 아니라 당분간은 이러한 자율적인 관리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크다”며, “현재 은행권은 주간 단위로 볼 때에도 상당 부분 안정화 추세가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초 수립한 경영목표를 초과해 가계대출을 취급한 은행의 경우 반드시 경영목표를 준수할 수 있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바란다”며, 남은 11·12월 동안 강화된 관리기조를 이어가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풍선효과가 확인된 제2금융권에 대해서는 업권별 관리방안과 대응책이 논의됐다.

회의 참석자들은 제2금융권 증가 양상과 관련해 각 부문에서 가계대출이 전반적으로 상승 전환한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면서, 증가 양상이 조금씩 다른 만큼 그에 적합한 추가 조치수단을 업권 자체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크다고 의견을 모았다.

실제로 업권별 증가 원인을 보면, 보험업권은 증가폭이 한달 전과 유사한 수준이나 긴급생활자금 성격의 보험계약대출 위주로 증가했다. 여전업권은 카드론, 저축은행업권은 신용대출 위주로 각각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풍선효과는 주로 상호금융에서 나타났다. 은행권 자율관리 강화에 따라 이탈된 대출수요를 흡수하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중앙회에서 자체적 리스크 관리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개별 조합‧금고에 대해서도 이러한 관리기조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가계대출 증가세 대응 차원에서 올해 남은 기간 제2금융권에 대해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며, 2025년에도 제2금융권에 대해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경영계획을 제출받아 이를 기반으로 관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금융감독원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진 업권 및 금융회사 등을 대상으로 실제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등 가계대출 전반의 취급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대영 사무처장은 “최근 들어 보험계약대출이나 카드론 등 서민·취약계층의 급전수요와 관련된 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자금수요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가계대출을 확고하고 엄격하게 관리하되, 그 과정에서 서민·취약계층에 과도한 자금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감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