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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코로나 대출 만기 47조원…배드뱅크로 구조조정
우려도 있으니, 도덕적 해이 막고 사회적 합의 얻어야
- 기사입력2025-06-19 10:1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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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놓은 2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일괄 매입형 채무조정’이라는 조치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당시의 자영업자·소상공인 긴급 금융지원 대출이 만기 시한을 맞으며, 현실화된 연체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8일 당정 협의 이후 “정부가 일정 수준의 채무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공공이 부실 채권을 떠안는 구조로,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코로나 대출 종합대책’의 실행으로 볼 수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를 통해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자영업자의 연쇄 부도를 막아왔다. 그러나 올해 9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은 47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다수는 이미 상환 여력이 없는 차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금융시장의 ‘부실 뇌관’이 될 우려가 크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현재까지도 고물가와 경기침체, 소비위축 등으로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경영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목소리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악성 부채 해결을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중심으로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연체기간, 소득, 상환능력 등의 기준에 따라 부실채권을 일괄 매입한 뒤, 원금 탕감과 분할 상환 조정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10년 이상 연체된 차주를 시작으로 부실을 걷어내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시장 전체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배드뱅크 설립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절박한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지만, 성실하게 부채를 상환해온 이들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명확한 자격기준과 채무조정 원칙, 재원조달 구조, 도덕적 해이 방지 대책이 체계적으로 뒷받침 돼야 한다. 또한 회생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보다 쉽게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회생 이후에는 금융 재진입 프로그램 등도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라는 예외적 위기가 만든 부채라면, 예외적 제도로 대응하는 것도 사회의 책임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또한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얻기 위해선 투명한 절차와 설득력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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