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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내년에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유화·철강 ‘흐림’ AI 인프라 투자 확산 속 R.E.D 산업 부상…관세 리스크 등은 부담

기사입력2025-12-15 11:5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2026년 국내 산업 전반의 기상도는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명암이 뚜렷하게 갈릴 전망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AI 생태계를 떠받치는 산업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된 석유화학과 철강, 대외 통상 리스크에 노출된 기계와 건설업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분석한 ‘2026년 산업기상도’ 조사 결과를 통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을 ‘맑음’, 배터리·바이오·자동차·조선·섬유패션 산업을 ‘대체로 맑음’, 기계·석유화학·철강·건설 산업을 ‘흐림’으로 전망했다.

특히 AI 확산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반도체 D-RAM, 서버용 ESS, 고사양 디스플레이(Display)를 중심으로 이른바 ‘R.E.D’ 산업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반도체 수출은 1650억달러로 16.3% 성장한 데 이어, 2026년에는 1800억달러로 9.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HBM을 포함한 고부가 D-RAM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 등 주요 기업의 AI 서버 투자는 2026년에만 1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디스플레이 산업 역시 AI 기반 전자기기의 고사양화와 전력 효율이 높은 OLED 수요 증가에 힘입어 호조가 예상된다. 내년 디스플레이 수출은 176억7000만달러로 올해보다 3.9%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용 대형 디스플레이와 XR 시장 확대로 글로벌 OLED 출하량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배터리 산업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에 따른 ESS 수요 증가로 ‘대체로 맑음’으로 평가됐다. 전기차 캐즘 이후 현대차와 기아, 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K-배터리 탑재 모델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EV용 배터리 수요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국 배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77%를 넘어서는 등 경쟁 심화는 주요 리스크로 지목됐다.

바이오 산업은 CDMO 설비 증설과 미국 생물보안법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대형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ADC 등 고부가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도 가시화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압력과 자국 우선주의는 수익성 변수로 남아 있다.

자동차 산업은 국내 전기차 신공장 가동에 힘입어 2026년 생산이 413만대, 수출이 275만대로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대미 관세 완화로 통상 불확실성은 완화됐지만, 중국계 자동차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는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조선업은 LNG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조선 수출은 339억2000만달러로 8.6% 증가할 전망이며, 미국 LNG 수출 확대와 카타르 선단 교체 수요가 발주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국제해사기구의 온실가스 감축 조치 연기는 불확실성 요인이다.

섬유패션 산업은 한한령 완화 기대와 K-콘텐츠 확산, 원화 약세 효과로 2026년 수출이 99억6000만달러로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내수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다.

반면 석유화학과 철강 산업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로 부진이 예상된다. 석유화학 수출은 올해보다 6.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철강 수출도 미국과 EU의 수입 규제 영향으로 2.1%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기계 산업은 미국의 고율 관세 적용으로 수출이 3.7%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건설업 역시 고금리와 PF 대출 규제, 비용 상승으로 ‘흐림’ 전망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빠르게 강화되는 상황에서 전 산업이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AI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공격적인 실험과 이를 뒷받침할 정부 차원의 규제 혁신과 인센티브 체계 마련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