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의 모태펀드로 ‘투자 균형’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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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정부 주도의 모태펀드로 ‘투자 균형’ 회복해야 수도권 기업과 후기 기업에 벤처투자 쏠림 현상 심각

기사입력2025-07-29 16:1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벤처투자가 수도권 소재 기업과 후기 창업기업에 편중돼 있어, 정부 주도의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벤처투자시장 현황과 정책과제 연구’ 보고서를 통해, 비수도권 기업과 업력 7년 미만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체 벤처기업 가운데 비수도권 기업의 비중은 약 40%에 달했지만, 이들에 대한 벤처투자 비중은 20% 수준에 그쳤다. 더욱이 정부가 주도하는 모태펀드의 경우, 전체 누적 투자금 34조3000억원 중 지방 계정에 집행된 금액은 1조1000억원에 불과해 전체의 3.2%에 그쳤다.

실제로 지방 벤처기업들은 수도권에 직접 올라가 IR(투자설명회)을 진행해야 할 정도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지방 온라인플랫폼 업체는 100곳 이상의 VC(벤처캐피털)를 접촉했지만 한 건도 투자 유치를 하지 못했으며, 또 다른 지방 유통데이터 업체는 수도권을 오가며 50억원 이상을 목표로 IR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력에 따른 편중 현상도 뚜렷하다. 지난해 전체 벤처투자 11조9000억원 중 창업 3년 이내 기업에 대한 투자는 2조2000억원(18.6%)에 불과한 반면, 업력 7년 이상의 후기기업에 대한 투자는 6조4000억원(53.3%)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태펀드 역시 초기기업 투자 비중은 22%인 반면, 후기기업은 44.3%로 투자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창업 3년 이내는 이른바 ‘데스밸리(Death Valley)’ 구간으로, 수익 창출 없이 막대한 개발비와 운영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정부 주도의 안정적 자금 공급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모태펀드 내 권역별 지역특화펀드 신설 ▲초기기업 전용 펀드 확대 ▲지방계정 출자 예산 확대를 제시했다. 더불어, 이들 펀드에 대해 세제 혜택, 손실발생 시 우선손실충당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투자 유인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적자금 외에도 민간자본 유입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우선, 은행의 벤처투자에 대한 위험가중치(RWA) 를 현행 400%에서 일반 주식 수준인 250% 이하로 조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일본·EU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며, RWA 조정 시 금융권의 투자여력 확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국회 소위를 통과한 개인의 비상장·벤처투자를 허용하는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제도와 함께, 이를 다시 재투자하는 ‘모펀드형 BDC’ 도입도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개인의 벤처투자조합 투자 시 세액공제율 상향(현행 10% → 30%) ▲비상장 주식 유통 플랫폼 구축 등도 제안됐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도 벤처기업은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며 “단순한 기업 규모에 따른 지원보다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과감한 리워드를 제공할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