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징계에 맞받아 친 개콘 민상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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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스포츠연예 방심위 징계에 맞받아 친 개콘 민상토론 한국PD연합회 “방심위 징계는 재갈 물려 언론 길들이려는 것”

기사입력2015-07-06 14:11

윤주희 기자 (jooheey15@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부의 허술한 메르스 대응을 비판했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KBS 2TV 개그콘서트의 시사풍자코너 ‘민상토론’이 지난 5일 방송에서 방심위를 풍자하는 발언으로 다시 한 번 눈길을 끌었다.

5일 밤 방송된 민상토론은 새누리당의 계파갈등에 대해 다루며 최근 있었던 방심위의 징계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지난달 24일 방영된 민상토론의 메르스 관련 방송 내용<자료=KBS>

이날 해당 코너의 사회자인 개그맨 박영진은 “새누리당 내 친박계와 비박계 인사들의 대립이 최고조 달했다. 대한민국 여당의 계파 갈등에 대해 긴급진단해보겠다”고 토론 주제를 밝혔다. 그러자 토론자 유민상이 “우리 이제 이거 안 하면 안 돼요?”라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고, 박영진이 “왜요? 누가 이제 이거 하지 말라고 합니까?”라며 방심위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풍자로 징계를 받은 민상토론이 풍자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방심위는 지난달 24일 민상토론에 대해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유지)를 위반했다며 의견제시(행정지도) 징계를 내린 바 있다. 해당 방송에서 개그맨들이 “정부 대처가 빨랐더라면 일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복지부 장관이 보건을 모른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문제시 됐다.

당시 방심위는 “해당 내용이 시청자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소지가 있으며, 특정인의 인격권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징계 이유를 밝혔다. 개그맨들이 메르스와 관련된 정부의 대응을 개그 소재로 다루면서 대통령과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풍자한 것이 방송의 품위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방심위는 지난 1일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게도 비슷한 이유를 들어 징계를 내렸다. 이날 방심위는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무한도전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객관성)를 위반했다며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방심위가 문제삼은 부분은 지난달 13일 방송된 무한뉴스-건강합시다 코너의 메르스 예방법이었다.

지난 1일 방심위로부터 징계를 받은 무한도전의 메르스 관련 내용<자료=MBC>

방심위는 “해당 코너에서 개그맨 유재석 씨가 메르스 예방법으로는 낙타, 염소, 박쥐와 같은 동물 접촉을 피하고 낙타고기나 생 낙타유를 먹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표현했는데, 이 과정에서 중동지역이라는 지역명칭을 밝히지 않았다”고 징계이유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메르스 감염 예방 기본수칙에는 “중동지역 여행 중 낙타, 박쥐, 염소 등 동물과의 접촉을 삼가시기 바랍니다”라고 돼 있는데, 무한도전에선 위험 지역을 ‘중동’으로 한정하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를 샀고 이 때문에 국내 염소농가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방심위가 정부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예능 프로그램에 잇따라 징계를 가하자 PD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PD연합회는 2일 성명서를 내고 “두 징계엔 공통점이 있다.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예방법에 대해 풍자 등 비판을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란 점이다”라며 “이는 정부를 비판하는 프로그램에 징계를 가해 다시는 비판을 하지 못하도록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