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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소비자가 피해입지 않도록 골목상권 복원해야
온-오프라인 시장 장악한 대기업, 가격통제력도 좌지우지 우려
- 기사입력2019-06-18 18:4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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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도시까지 파고 든 대규모유통업체가 상권을 잔인하게 파괴하는 공포스런 존재로 군림한지 오래다. 짧게는 수십년, 길게는 100년 동안 이어지던 재래상권을 불과 몇 년만에 파멸 수준까지 내몰았다. 정부가 나서 아무리 상생을 외쳐도 균형추를 맞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공개한 ‘2019년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SSM 등 오프라인 매장들이 아닌 온라인 쇼핑이 또 다른 포식자로 떠오른 것을 알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유통업체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3.5% 성장했다. 눈여겨 볼 부분은 대형 오프라인 매장으로 분류할 수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고전이다. 세부 업태별 매출 증감률을 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7.7%, 3.8% 감소하는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액은 2.9%가 줄었다. 소비시장이 한정돼 있는 유통업계 현실을 감안하면, 오프라인 시장 열세는 온라인 시장 강세의 또 다른 표현이다. 실제 온라인 시장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1% 늘었다.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오프라인 대형매장이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하는 옴니채널 구축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던 인터넷 쇼핑기업들은 대규모 자본과 만나 몸집을 키우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골목골목을 침범했던 대기업은, 편의점의 형태로 또는 노브랜드와 같은 신종 가맹점의 형태로 골목상권을 싹쓸이 하고 있다.
단조로워지는 유통생태계는 곧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격통제력을 장악해버린 대기업으로부터 소비자도 자유로울 수 없다.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골목골목 들어선 편의점은 본사에 평균 35%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피자가맹점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이 구매협동조합을 설립해, 본사와 가맹점 그리고 소비자와의 상생을 모색하듯, 골목상인들도 대기업에 지불하는 물류마진을 소비자에게 나눠준다면 골목상권을 되살릴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상품가격에 배송비가 반영돼 있는 이름만 ‘무료배송 상품’이 아닌, 배송비가 필요없는 집 근처의 가게. 가장 빨리 받아볼 수 있는 ‘새벽배송’이 아닌 언제라도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손이 닿는 곳의 가게. 현명한 소비자라면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을 저울질 할 것이 아니라 골목상권을 껴안고 대안 소비시장으로 복원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다. 소상공인 공동 물류센터를 구축하거나, 공동구매협동조합을 만드는 등 길을 찾는 것은 ‘골목사장님들’의 몫이다. 그들의 혁신 노력과 상생의 진정성이 보여진다면, 정부의 지원과 국민의 지지는 뒤따를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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