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비즈니스 관광호텔’ 지으려다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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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학교 앞 ‘비즈니스 관광호텔’ 지으려다 부결 전문가 도움없이 진행한 ‘부동산개발사업’ 난관 봉착

기사입력2014-09-23 00:00

송상열 객원 기자 (suce119@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쉬워 보이지만 부동산개발 사업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변수와 함정이 있다. A기업이 전문가 도움없이 학교 앞에 ‘비즈니스형 관광호텔’을 지으려던 계획은 학교정화위원회 심의에서 부결됐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 ©중기이코노미

A기업은 의료 관련 전문업체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동에 약 1000평(약 3305.8㎡) 규모의 부지를 8년전에 매입, 전문상가로 임대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수도권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에서 1㎞ 떨어진 8차선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고 주위에는 아파트, 초등학교, 마트, 지식산업센터들이 들어서 있다. 얼핏 보기에는 상업지역같으나, 법규상 용도지역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다. 이 부지를 ‘최상의 가치’로 만드는 방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해당 부지를 중심으로 지역의 부동산시장 여건, 지역동향, 지자체의 장기발전계획, 기업 등 이전상황, 관광객들의 유입현황, 교통여건, 교육여건, 지역경제기반, 생산인구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기업인의 회의, 접대, 숙박기능을 담당하는 비즈니스형 관광호텔을 그곳에 건립하면 지역수요와 도시기능의 분담차원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기업 수가 증가하고 있는 안양지역에는 호텔다운 호텔이 없고, 기관에서 행사를 할만한 컨벤션센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주거밀집지역이라 주거복합아파트를 지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수요창출형의 호텔이 더 토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전문가그룹에게 개발계획 등을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하게 됐다.

“쉬워 보여” 부동산개발사업…예상치 못한 문제 부딪혀

그런데 의료업을 하는 기업주(지주)는 전문가그룹에게 맡긴 일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간섭하고 관여했으며, 본인의 생각으로만 일을 처리해 나갔다. 의료분야에서는 전문가이지만 부동산분야의 전문가가 분명 따로 있고, 별도의 시간을 내는 것도 진료이후에나 가능할텐데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과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업무지시를 하게 됐다.

전문가는 부동산개발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훤히 꿰뚫고 있어야 하고,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모두 현재로 당겨놓고, 일시에 진행시켜 나간다. 그래야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 과정을 모두 보고했고 그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을 하던 중, 지주가 마음이 바뀌었다. 너무 쉬워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쉬운 걸 굳이 비용을 들여가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결국 계약해지를 일방적으로 요구했고 직원도 없이, 사무실도 없이, 설계사만 선정하고 진행했다.

세상에 쉬운 부동산개발사업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수십건의 개발사업을 진행해 본 필자의 경험상 그렇다.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완성이 되고, 그 결과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다.

해당 부지는 인근 200m 내에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있어 학교정화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도 없이 그냥 신청서만 제출했고 결과는 부결되고 말았다.

이제는 행정심판청구와 행정소송만이 가능하게 됐다. 여러 여건상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되는데,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보고 안일하게 대응한 결과다. 결국 더 어렵고, 준비가 더 필요하며, 결과도 불확실한 행정절차를 거치게 된 것이다.

현재 국회에 관광호텔 100실이상이고, 호텔내부에 유해시설이 없으면 학교정화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법률이 계류중이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쉬워 보이는 부동산 활용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변수와 함정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전문가를 활용할 필요성이 그래서 더욱 간절하다.[(주)밸류마크자산관리 송상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