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장마 폭설…‘궂은’ 날씨, 매출확대 기회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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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폭염 장마 폭설…‘궂은’ 날씨, 매출확대 기회로 삼자 기업은 기후위험에 더 취약, 기후변동성 활용한 전략 필요

기사입력2016-12-04 09:34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궂은 날씨를 ‘궂다’고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매출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무더운 여름, 치킨집에서는 마케팅 대상을 여성으로 해야할까? 남성으로 해야할까? 정답은 여성이다. 기상청이 지난 9월 공개한 ‘날씨에 따른 배달음식 주문건수 예측 분석자료’를 보면, 일 평균기온이 25도 이상이면, 남성보다 여성의 치킨 주문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갈 때도 비슷했다. 반면 남성은 25도 이상으로 기온이 상승하거나 영하 10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갈 때, 짜장면이나 짬뽕 등 중국음식을 더 자주 주문했다. 궂은 날씨를 ‘궂다’고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매출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 봄직한 대목이다.

지난 2014년 103년만의 폭설로 피해를 입은 강원도는 관광객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강원도는 ‘103년만의 폭설’이 아닌 ‘103년만의 멋진 설경’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Go-East, 가자 동해안으로’ 캠페인을 벌여 관광산업을 회복시킨 사례도 있다.

날씨의 영향을 비껴가기는 사실 어렵다. 더 더워진 여름, 더 추워진 겨울, 폭우·폭설·가뭄 등 변덕스러운 이상기후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의 일상생활, 기업의 경영활동뿐만 아니라 정부의 위기관리체계도 변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 GDP의 52%는 기상의 영향을 받으며, 산업이 복잡해질수록 기상에 의한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특히 건설, 소매, 금융업 등의 산업은 기상정보 활용으로 연간 3조5000억원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은 다른 경제주체에 비해 기후위험에 더 취약한 편이다. 기후변동성은 정부와 개인·기업에 각각 1차적으로 피해를 입히고, 이에 따른 정부의 정책이나 입법 그리고 개인의 소비취향 변화가 기업에 2차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기후위험에 더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날씨위험에 대해 기업은 전사 차원의 경영시스템을 재정비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날씨위험 관리기법은 기업의 상품별 특성과 기상요소별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연관성을 찾고, 그에 따른 수요예측을 하는 경영기법이다. 날씨위험에 대비해 경영시스템을 재정비하기 위해서는 일상화된 기후의 변동성을 핵심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하고, 기존 사업의 운영체계에 반영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원료 구매가격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적정 생산량과 출하시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 매출증대와 현금흐름 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미 날씨위험을 경영과 마케팅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CJ홈쇼핑은 날씨 및 계절적 요인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감안해 월간 편성기획안에 날씨·계절 예보를 담고 있다. 황사시기에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을 집중 편성하고, 폭우나 장마 시기에는 휴가를 떠나지 않은 고객을 위해 별미식품류 및 조리식품 그리고 게임기 등의 편성비중을 늘렸다.

단체급식과 식자재 공급사업을 하는 현대그린푸드는 날씨변화에 따라 구내식당 이용자 수가 큰 폭으로 변하기 때문에 식자재를 폐기하는데 비용을 많이 썼다. 이 업체는 주단위 날씨정보를 활용해 날이 더울 것으로 예상되면 상하기 쉬운 음식을 단체급식 메뉴에서 아예 제외했다. 또 황사예보가 있으면 야외 출장행사가 줄어들 것을 예상해 음식분량을 조절했다. 그 결과 해마다 24억원의 식자재 매입비용을 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