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공약 또 다른 ‘창조경제’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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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4차산업혁명 공약 또 다른 ‘창조경제’ 되려나 대선후보, 국민 삶을 향상시킬 구체적인 그림과 로드맵 보여줘야

기사입력2017-04-23 15:14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4차산업혁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를 반영하듯 19대 대선을 앞두고 후보마다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공약을 내놨다. 한 후보는 전기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위해 정부가 인프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후보는 창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주도형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50만 강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후보도 있고, 창업기업 버전 ‘규제프리존’인 ‘창업드림랜드’까지 나왔다. 대부분의 공약은 이미 언론이 4차산업혁명을 얘기하면서 미래에 대한 전망과 함께 그렸던 그림 수준이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이같은 미래형 공약들이 얼마나 현실에서 실행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회사 UBS가 지난해 전세계 139개국을 대상으로 산업혁명 준비정도를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혁명 준비는 25위에 그쳤다. 말레이시아(22위), 체코(24위)보다도 낮다. 또 자동차산업이 발달된 우리나라에 자율주행 분야 스타트업이 전무하다는 주장도 최근 토론회에서 나왔다. 4차산업혁명이 이미 진행되고 있음에도 우리는 준비부터 늦은 것이다.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취재를 하면서 중소기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사실 우리나라는 이제야 4차산업혁명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국내에 4차산업혁명의 정확한 개념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도 몇 사람이나 될까 싶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개념인데, ‘우리나라도 해야 한다’며 내놓은 내용을 대선후보들이 가감없이 가져다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며 공약으로 던진 것은 아닌가 싶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라는 이름을 4년내내 외치고, 이런 저런 성과를 발표했음에도 아직까지 창조경제를 제대로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번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4차산업혁명을 얘기하지만, 정확하게 무엇을 어떻게 해서 국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겠다는 구체적인 그림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라도 각 후보캠프에서 공약을 좀 더 정치하게 다듬든, 후보간 논쟁을 통해서든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지 않다면 또 다른 창조경제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