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증거인멸과 조사방해 항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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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현대중공업 증거인멸과 조사방해 항소해야” 조선3사 하도급갑질피해하청업체 대책위, 1심 무죄에 항소 촉구

기사입력2023-06-27 11:5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참여연대 등은 2020년 12월4일 한국산업은행 앞에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3사의 하도급 갑질 피해 배상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참여연대>

참여연대와 현대·삼성·대우 조선3사 하도급갑질피해하청업체 대책위원회가 2020년 6월30일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의 조직적인 갑질 증거인멸과 공정위 조사방해에 대해 증거인멸죄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20일 무죄를 선고하자, 참여연대 등은 26일 검찰에 서한을 보내 항소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대책위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갑질을 견디지 못한 협력사들이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 노동청에 이를 신고했고 경쟁·노동당국은 2018~2019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현대중공업의 하도급법과 파견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자 했다. 그러자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조직적으로 법 위반사항이 담겨있는 전자·문서 자료를 교체·삭제·폐기·소각해 증거인멸 및 이를 교사했으며, 이에 따라 검찰은 2021년 12월에 이들을 피고로 지목하고 기소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사건 재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공정위 조사를 방해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들의 행위는 공정위 조사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선고를 내렸다.

참여연대와 대책위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건 재판결과는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 변호인측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는 준수사·사법기관으로서 하도급법 등 공정위 소관 법률 위반사항은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기소할 수 있고, 공정위 조사자료는 하도급법 위반 형사사건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곧 형사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참여연대와 대책위는 만약 공정위의 조사에 대한 증거인멸 행위가 무죄로 종결된다면, 향후 유사한 사건 발생 시 ‘갑질 행위자들은 언제든지 증거를 인멸할 동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검찰이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2심에 항소하고, 항소심에서 공소유지를 더욱 철저히 해 현대중공업측의 갑질 증거 인멸에 대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와 대책위는 이번 재판 외에도 하도급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